10만전자 가나? 외국인 매수세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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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 가나? 외국인 매수세 거세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3.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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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의 봄'이 돌아왔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주가 상승이 시작되며 약 2년 3개월 만에 장중 8만 원을 돌파했다.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가 줄고, D램과 낸드(NAND) 가격이 오르면서 주가도 반등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가 임박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돈 보따리를 싸 들고 와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6조 원 가까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주가가 당분간 더 상승할 것으로 봤다. '10만전자', '20만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오전 10시 19분 장중 8만 100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12월 29일(8만 200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8만 원 선을 넘어섰다. 종가는 7만 99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 들어 각각 4조 4493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각각 2조 7546억 원, 1조 7896억 원을 팔아치웠다.

전날도 외국인은 4736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6420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981억 원을 샀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장중 17만 9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외국인이 1조 5251억 원을 사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 1711억 원, 3988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기준으로는 외국인 1228억 원, 기관 971억 원 순매수다. 개인은 2156억 원을 팔았다.

외국인이 반도체주(株) 폭풍 매수에 나선 것은 반도체 업황이 상승 사이클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냈지만, 이제는 재고가 소진되며 오를 일만 남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20% 상승할 전망이다. 낸드 가격 역시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AI로 인한 HBM 수요 증가는 반도체 업황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의 핵심 장치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에 HBM 대부분을 납품하고 있다. 주가가 올해 들어 24% 넘게 오른 이유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지 못하면서 올해 주가 상승률이 1.8%에 그쳤다. 다행히 지난 19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지금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기대가 크다"고 발언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황 CEO는 삼성 HBM3E 12단 실물 제품에 '젠슨 승인(approved)'이라고 서명을 남기기도 했다

JP모건은 "삼성은 경쟁사 대비 HBM3의 샘플링과 검증에서 1년 정도 뒤처져 있었지만, 현재는 경쟁사와의 격차가 4분의 1 이하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조 95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4.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조 37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HBM의 공급보다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상승장에서는 추세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메모리 관련주 매매에 늦지 않았으니 우량 종목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또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9만 5000원에서 9만 7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21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상향했다.

이외에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 5000원으로 제시했다. DB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 SK증권 등도 10만 원을 목표가로 설정했다.

SK하이닉스의 목표가는 SK증권 22만 원을 비롯해 NH투자증권, KB증권, DS투자증권 21만 원 등이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업황 저점에 따른 고객사들의 전략적 구매 수요와 재고 빌드업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D램과 낸드 판가는 2분기에도 10% 이상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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