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22대 총선이 2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거대 양당의 정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맞붙으면서 두 주장에 동의하는 유권자들의 공감도 역시 점점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민주당 위성성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 전 장관이 창당한 조국혁신당으로 표심이 분산되면서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은 지난 12~14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2명(무선 100%)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한 3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응답률 14.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조사 전후 주요 사건은 △황운하 의원, 조국혁신당 입당/ 황보승희 의원, 자유통일당 입당 (3.8) △'채 상병 사건' 공수처 수사 대상 이종섭 호주 대사 내정자 출국 (3.10) △민주당 선대위 출범/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 민주당, '이종섭 특검법' 발의/ 국민의힘, '5.18 폄훼 발언' 도태우 공천 유지 (3.12) △더불어민주연합, 임태훈 공천 배제(양심적 병역거부 불인정) (3.13) △(논란 확산 속) 국민의힘, 도태우 공천 취소/  민주당, '목발 경품 발언' 정봉주 공천 취소/ 이탈 전공의 행정 처분 통지, 의대생 집단 유급 우려, 의대교수 사직서 제출 예고 (3.14) 등이 있었다.

한국갤럽은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36%,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57%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4%).

지난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3%포인트 줄었고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증가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다소 나빠졌다는 얘기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와 의사계 간 강대강 대치와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우려감과 이종섭 전 장관 출국이 여론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들(359명, 자유응답)은 긍정 평가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2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통령이 기득권 집단에 굴복하지 않고 원칙대로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외교'(12%), '결단력/추진력/뚝심'(7%), '경제/민생'(5%) 순이었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들(574명, 자유응답)은 '경제/민생/물가'(16%), '소통 미흡' '독단적/일방적'(이상 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외교'(이상 6%)를 주로 지적했다.

이번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2%로 거대 두 정당이 지난주와 별 변화 없이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17%로 집계됐다.

이어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자유통일당·진보당 각각 1% 순이었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9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59가 민주당을 각각 지지했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33%, 국민의힘 24%로 다시 민주당이 앞섰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25%를 차지했다. 지난주에는 국민의힘 32%, 민주당 29%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주도로 지난 3일 창당된 조국혁신당이 지난주 6%에서 이번주 7%의 지지를 받아 총선을 앞두고 올해 새로 등장한 정당들 가운데 가장 뚜럿한 존재감을 보였다. 조국혁신당은 그러나 제3지대 독자정당이 아닌 민주당 연대 정당으로서의 위상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지난 5일 총선 연대를 공식화하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40·50대 핵심 지지 기반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자 셋 가운데 한 명은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으로 조국혁신당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 민주당 지지도 변동은 공천 갈등 외 조국혁신당 등장에 영향받은 것으로 사실상 지지층 감소가 아닌 분화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정권 심판론', '민주당 심판론', '양대 정당 심판론'이 동시에 거론돼 왔다. 민주당과 연대하는 조국혁신당이 등장한 지금은 정권 심판론과 민주당 심판론이 맞붙고 있는 양상이다. 제3지대 정당들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양대 정당 심판론'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22대 총선과 관련해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두 가지 주장을 제시하고 어디에 더 동의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 지원론) 40%,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 견제론) 49%로 나타났다.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지만 두 가지 총선 공감도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모양새다. 선거일이 임박하면 '정권 심판론'(정부 견제론)과 '민주당 심판론'(정부 지원론)이 달라 붙을 공산이 크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는 '여당 승리(정부 지원론)', 50대 이하에서는 '야당 승리(정부 견제론)'가 우세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러한 흐름과 추세는 지난 1년 내내 일관된 경향이다.

성향 보수층의 71%는 여당 승리, 진보층의 83%는 야당 승리를 기대했고 중도층에서도 여당 승리(29%)보다는 야당 승리(58%) 쪽이 많았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46%가 야당 승리를 기대했고 여당 승리는 14%, 40%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을 선택할 것 같은지도 물었다. 

그 결과 국민의미래 34%, 더불어민주연합 24%, 조국혁신당 19%, 개혁신당 4%,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 각각 2%, 자유통일당 1% 순으로 조사됐다. 투표 의향 정당을 밝히지 않은 부동층은 14%로 집계됐다.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는 대부분(83%) 국민의미래를 선택했고 민주당 지지자의 표심은 더불어민주연합(55%)과 조국혁신당(34%)으로 분산됐다. 개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는 현재 지지도보다 각각 1~2%포인트 많은 선택을 받았다.

성향 중도층의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 28%, 국민의미래 22%, 조국혁신당 19%, 개혁신당 6% 등으로 흩어지며 여당보다는 야당 쪽으로 기울었다. 20%는 어느 정당도 선택하지 않았다.

현행 국회의원선거 제도 아래에서는 지역구(254석) 후보와 비례대표(46석) 정당 투표가 병행된다. 즉 지역구에 후보를 하나도 내지 않고도 의석을 얻을 수 있다.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석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