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종걸, '문재인 사당화' 근거 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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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이종걸, '문재인 사당화' 근거 대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8.08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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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흔들었던 사람에게 당 맡길 수 없어... "국민이 짱짱하게 받쳐주는 정당으로 재건축"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저는 21년 정치를 하면서 항상 분열의 대못을 뽑아내는 통합의 정치를 해왔다"며 "당대표가 되면 지금의 사상누각 같은 정당을 국민이 짱짱하게 받쳐주는 그런 정당으로 재건축하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8일 이종걸 당대표 후보의 이른바 '문재인 사당화'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또 사드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사드 문제에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신 얘기가 왜 나오냐"고 비꼬아 비판했다.

추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야당 출입 인터넷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현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먼저 이종걸 후보의 '문재인 사당화' 주장에 대해 "문재인 사당화 근거를 대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추 후보는 "1년 내내 당을 흔들어놓고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당대표 경선에 나와 또 분탕질이냐"며 "당을 흔들었던 사람에게 당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종걸 후보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우리당은 모노컬처(하나의 식물만 재배되는 것)의 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의 친문(친문재인) 독점주의, 이른바 '문재인 사당화'를 겨낭한 발언이다.

추 후보는 이번 당대표 선거(경선) 필승 전략으로 통합과 진심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자기 정치를 안 해야 한다"며 "저는 21년 정치를 하면서 항상 분열의 대못을 뽑아내는 통합의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21년 전(1995년) 8월 마지막 일요일(27일) DJ는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을 일주일 앞두고 당시 추미애 판사를 만나 3시간 동안 현실 정치에 참여해 자신을 도와줄 것을 설득했다.

이 때 DJ는 추 판사에게 "장차 박순천 여사 같은 정치인이 되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박순천 여사는 4선 국회의원과 우리나라 첫 여성 야당 당수를 지낸 정치인이다.

헌정 사상 최초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이 된 추미애 후보는 더민주 당대표만 되면 정치적 스승 DJ가 21년 전에 내준 숙제를 완성하게 되는 셈이다.

추 후보는 이어 자신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박순천 여사처럼) 당대표가 되면 당을 리드해내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총선에서) 의석수는 1등이지만 지지율은 3위인 사상누각 같은 정당"이라며 "당대표에 선출되면 국민들이(지지층이) 짱짱하게 받쳐주는 그런 정당으로 재건축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김상곤·이종걸 후보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다른 후보를 평가하면서까지 선거를 치르고 싶지 않다. 그동안 저는 팔짱을 끼고 관전하는 자세가 아니라 시대에 부딪히고 깨지면서 노력해온 정치인이다. 정치의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며 "우리당이 지지층 분열을 넘어서 집권을 준비하려면 그런 경험을 가진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을 명분없이 흔들었던 사람에게는 당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다수 당원들의 생각"이라며 "저는 단 한 번도 분열의 정치에 가담하거나 당에서 한 발짝도 떠난 적이 없고 두 번 대통령을 만드는데 전방위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서 당을 안정적으로 지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의 심장인 호남 민심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당에 활력과 의욕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갈등을 잘 관리하고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면 호남 민심은 돌아오게 돼 있다는 것.

추 후보는 "호남 민심이 등돌린 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열패감 때문이다. 자신감으로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호남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경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거듭 자신의 당대표 당위성을 역설했다.

호남 표심의 향방은 누가 호남의 아들이냐가 아니라 호남정신에 누가 더 투철했고 누가 호남을 진심으로 대변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호남특위위원장을 맡아 호남 민심을 직접 챙기고 흡수하겠다는 생각이다.

추 후보는 또 내년 대선정국에서 자신은 그대로가 대여 차별화 전략이라고 했다.

미국의 오바마-힐러리를 언급하며 "정치 구력이 있는 추미애가 내년 대선정국에서 우리당 대선 후보 옆에 서면 (오바마-힐러리 같은) 그런 그림이지 않나. 우리당과 대선 후보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이겠냐"고 말했다.

추 후보는 그동안 당대표가 되면 "선명야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끌고 강단있게 당 대선 후보를 지키겠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

이어 사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 후보는 최근 사드에 대해 "백해무익하다"고 규정하고 당대표가 되면 반대 당론 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후보는 "미국의 전략과 중국의 전략이 부딪힐 때 우리가 완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먼저 국민의 입을 봉쇄하고 자기(박근혜 대통령) 관점에서 한미동맹을 얘기하며 '사드 안 하면 미군 철수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정말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사드 문제든 북핵 문제는 군비경쟁이 아닌 6자회담, 다자회담 등 외교력으로 돌파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후보는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정원 및 군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에 깊숙히 들어가 대통령의 귀를 점령하고 있어 외교전략이 없다"며 "그러니 사드에 아버지가 비운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당대표가 되면 추 후보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한편 대기업과 공기업의 청년고용 할당제를 입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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