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오신환 공개회의에서 격돌... 바른미래당 당내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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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오신환 공개회의에서 격돌... 바른미래당 당내 갈등 격화
  • 김용숙 기자·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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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 거취 두고 당권파-비당권파 정면충돌... 손 대표 사퇴 촉구하며 고성 오가기도
▲ 손학규 대표의 사퇴 등 거취 문제를 두고 17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면 충돌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송정은 기자] 바른미래당 당내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와 오신환 의원을 앞세운 안철수·유승민계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손 대표의 사퇴 등 거취 문제를 두고 당권파(손학규·문병호)와 비당권파(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가 공개 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먼저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맞붙었다.

▲ 비당권파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앞으로 우리 당이 하나가 돼서 국민들에게 제3의 길, 중도 정당으로서 총선에 나가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길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 데일리중앙

손 대표는 "앞으로 우리 당이 하나가 돼서 국민들에게 제3의 길, 중도 정당으로서 총선에 나가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길을 만들도록 하겠다. 저의 입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말씀드린 바 있어서 다시 말씀드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당권파를 향해 '수구보수' '계파 패권주의'로 공격하며 "손학규가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배수진을 쳤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힌 손 대표의 면전에 대고 물러나라고 압박했다.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힌 손학규 대표에게 면전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며 사퇴 압박 수위를 높였다.
ⓒ 데일리중앙

오 원내대표는 "당을 위해서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서 용단을 내려달라는 것이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확인된 민심이고, 당심이다. 민심과 당심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책임정치다. 당의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또 전날 손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같은 당 동지들을 수구보수로 매도하면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로 확인된 의원들의 총의를 패권주의라고 비난하신 것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누가 도대체 수구보수고 패권주의인가"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하태경·이준석·권은희 등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차례대로 나서 손 대표 면전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면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에 앞서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아 있는 임재훈 의원에게 "임재훈 의원, 여기 왜 오셨나. 양해도 없이 불쑥 들어오는 것은 최고위원회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임 의원에게 나가라고 요구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임 의원이 회의장에 있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회의 진행을 위애 저쪽에 앉으라"고 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대표님 명에 따르겠습니다. 나갈까요"라고 물었고 손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라고 하자 그제서야 임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나갔다. 임 의원은 손 대표에 의해 차기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 뒤 회의가 재개되자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저희들 보고 수구보수라고 하셨는데 제가 볼 때 우리당은 올드보이-수구세력을 당내에서 청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며 손 대표를 '올드보이-수구세력'에 빗대며 청산을 외쳤다.

이어 "이번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대표 사퇴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사실상 손 대표님 불신임 선거이고 손 대표님 탄핵을 의결한 선거였다"며 "이는 여기 있는 언론도 알고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 17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위에서부터)은 손학규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쏘아붙이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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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최고위원은 "지금 손학규 대표 체제로 당의 화합·자강·개혁이 안 된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 없다"며 "만약 손 대표께서 의원들 말고 당심을 원하신다면 전당대회나 당원 총투표를 통해서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손 대표가 원한다면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전당대회나 당원 총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또 최근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이 손 대표가 평화당 의원들을 바른미래당에 끌어들여 유승민 전 대표를 축출하는 것을 모의했다고 한 발언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검은 넥타리를 메고 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최고위원은 "(박지원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해당행위를 넘어서는 아주 중대한 정치적 도의의 져버림"이라며 "이 자리에서 손학규 대표께 박지원 의원의 협작은 완벽한 허위사실의 공표이며 법적대응을 포함한 강경대응의 필요성이 있다고 천명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전날 손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언급하며 "절대 천길 낭떠러지에서 앞으로 나가자는 말을 바른미래당 구성원에게 다시는 강요하지 말아주시라"며 손 대표의 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더 강한 어조로 손 대표를 쏘아붙였다.

권 최고위원은 "어제 대표님 기자간담회에서 계파 패권주의 굴욕에 굴복해서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여기서 묻겠다. 어느 계파 패권주의인가. 오 대표를 선택한 계파는 무슨 계파인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수구보수 세력에 허망하게 당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셨는데 대표님 그렇게 안하셔도 바른미래당은 수구보수 세력에 넘어가지 않는다. 당의 화합을 주도해야 할 당대표가 입만 열면 보수 갈라치기를 하니 어찌 당이 화합 될 수 있겠냐"며 "수구보수 세력이 확실하게 누구인지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비당권파을 향해 "우격다짐으로 대표를 망신주거나 대표를 몰아내기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손 대표를 적극 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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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당권파의 파상 공세가 끝나자 손 대표가 지명직으로 임명한 당권자 문병호 최고위원이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의 최근 최고위 거부(보이콧) 책임을 거론하며 손 대표를 적극 엄호했다.

문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은 국회의원의 당도 아니고 최고위원의 당도 아니다. 당원들의 당이다. 대표는 당원들이 뽑은 것이지 국회의원들이 뽑은 게 아니지 않은가"라며 반격을 시작했다.

이어 "대표의 책임이나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 국회의원들이 의견을 표명할 수는 있겠지만 우격다짐으로 대표를 망신주거나 대표를 몰아내기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의 성찰을 요구했다.

또 "사실 따지고 보면 세 분 최고위원(하태경·이준석·권은희)들이 보이콧하시는 게 비정상
의 시작이다. 세 분 최고위원들께서 보이콧 안하시고 최고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열리고 잘 됐으면 왜 이렇게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졌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 아닌가. 자신의 허물은 얘기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탓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최고위원은 "우리 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정체성이 명확치 않다는데 있다.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변하는가 명확치 않다"며 "이번 당 내 갈등이 치열한 노선투쟁으로 발전돼 우리 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이준석 최고위원 등 비당권파는 '무거운 책임' '지도부 재신임 투표'를 얘기기하며 다시 한 번 손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다.

한편 손 대표에 의해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다.

김용숙 기자·송정은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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