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빙상인연대, 전명규 적극 수사해야... 빙상계 성폭력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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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빙상인연대, 전명규 적극 수사해야... 빙상계 성폭력 추가 폭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1.21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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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기자회견... 체육계 성폭력 전수조사·한국체대에 대한 감사·체육회 수뇌부 총사퇴 촉구
▲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국회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성폭력 사태를 추가 폭로하고 이른바 '빙상 대통령'으로 통하는 전명규 한국제체 교수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체육계의 성폭력이 또다시 폭로됐다. 이번에는 인기종목인 쇼트트랙 등이 포함된 빙상계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진 성폭력 사태가 공개됐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국회의원(무소속)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빙상 대통령'으로 통하는 전명규 한국제대 교수를 강도 높게 성토했다.

손 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는 전 교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최근 성폭력을 폭로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와 조재범 전 코치는 모두 전명규 교수의 한국체대 제자들이다.

전 교수가 총책임자로 있던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폭행과 폭언을 일상으로 경험했던 학생 선수 다수도 한국체대와 관련된 이들이었다고 젊은빙상인연대는 밝혔다.

성폭력과 폭행, 폭언 사건의 가해자가 제자이고 피해자도 제자인 상황에서 전명규 교수는 오는 3월 1일부터 안식년을 즐기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젊은빙상인연대는 전 교수에게 "당신이 지도자냐" "당신이 교수냐" "당신이 스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손혜원 의원은 빙상 선수들의 증언과 증거를 통해 확인한 피례 사례 6건 가운데 빙상 선수 A씨(여성)의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A씨는 한체대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받던 중 한체대 전 빙상부 조교인 B코치로부터 훈련 중 자세를 교정해준다며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B코치로부터 밖에서 둘이 만나 영화를 보자, 밥을 먹자라는 등의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이를 거부하자 해당 코치는 폭언을 퍼부었고 국가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A선수의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주는 것으로 의심이 되는 그런 행위를 주동적으로 했다고 한다.

A선수는 이 때의 충격으로 결국 빙상계를 떠났다.

이러한 빙상 선수들에 대한 성폭력을 전명규 교수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손 의원은 A선수가 전명규 교수에게 B코치의 성폭력 사태를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는 휴대폰 문자를 보냈지만 전 교수는 "니가 빨리 벗어나길 바래. 그것이 우선이야"라는 답장을 보냈다며 해당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손 의원은 "이 답장은 전 교수가 A선수에 대한 성추행, 성폭행 정황도 거의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 아주 중요한 문자라고 생각한다"며 "빙상계의 적폐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전명규 교수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가 이처럼 대한민국 빙상계에서 오랫동안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빙상계를 포함한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명규 교수가 2013년 2월 1일 재벌 대기업 대한항공에 지인의 딸 ㅈ씨의 채용 청탁를 하는 문자도 공개됐다.

ㅈ씨는 그해 대한항공에 입사해 자신이 바라던 승무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 교수는 빙상계 전횡에 그치지 않고 재벌기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국회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성폭력 사태를 추가 폭로했다. 체육계 성폭력 사태의 관심을 반영하듯 이 기자회견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 정론관이 북새통을 이뤘다.
ⓒ 데일리중앙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체육계 전반에 걸쳐 폭로된 성폭력에 대해 빠르고도 과감한 전수조사를 정부에 촉구했다. 체육계 성폭력의 항구적 근절을 위해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특히 확정 판결이 난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는 각 경기단체 홈페이지에 실명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성폭력 빈발 경기단체에 대해선 지원금 대폭 삭감 등 실질적인 제재안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전명규 교수의 전횡과 비리의 온상이자 주요 근거지가 되고 있는 한국체대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촉구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전명규 교수를 비롯해 빙상계 성폭력 가해자와 은폐 세력 대부분이 한국체대를 기반으로 탄탄한 그들만의 왕국을 구축해왔다"며 "한국체대의 정상화없이는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연 이런 곳이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대인가라는 개탄의 목소리도 나왔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아울러 이기홍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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