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정동영·이정미, 한 목소리로 "북한, 완전히 변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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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정동영·이정미, 한 목소리로 "북한, 완전히 변했더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9.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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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구호 대신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 집단체조서도 적개심·호전성 없어
▲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사흘째인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올라 장엄한 천지를 배경으로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며 8000만 겨레와 세계 만방에 한반도에 전쟁없는 평화가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 2박 3일(18~20일) 동안 평양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귀환 일성은 북한의 '변화'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1년 만에 평양에 다시 간것인데, 참 많이 변했고 우선 밝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건물도 그렇고 사람들 표정도 그렇고 옷차림새라든지 거리라든지 많이 밝아졌고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밤 평양 대동강 변 능라도 5.1경기장에 모인 15만명의 평양 시민 앞에서 한 대중연설에 대한 현지 반응을 언급하며 "굉장히 열렬했다"고 전했다.

"70년 간의 적대를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김정원 위원장과 확약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15만 평양 시민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7분 동안 이어진 문 대통령의 대중연설에는 12차례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정동영 대표도 평양에서의 2박 3일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핵심은 역시 변화였다.

"전에는 엄두를 못 냈고 제지를 했기 때문에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제 아침 호텔 문
을 나서면서 '산책을 하고 오겠다'고 했더니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요원들을 뒤로 하고 평양역 광장, 그리고 남쪽으로 2~3km 걸어서 대동강 변까지 산책했다. 대동강 변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새벽에 강변에서 낚시를 하고 계셨다. 또 노인 분들은 둥그렇게 서서 아침 체조를 하시고, 젊은 분들은 강변에서 배드민턴을 하시고 있었고 자전거로 줄지어서 출근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말을 걸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대화에 응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2박 3일 간의 북한 방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변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제가 이번에 3번째로 평양에 방문했다. 그런데 하나를 소개해드리면 고려호텔이 숙소였는데 둘째 날 제가 고려호텔에서 나와 평양역 광장을 가로질러서 대동강으로 가, 대동
강 변을 1시간 산책했다"고 밝혔다.

"전에는 엄두를 못 냈고 제지를 했기 때문에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제 아침 호텔 문
을 나서면서 '산책을 하고 오겠다'고 했더니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요원들을 뒤로 하고 평양역 광장, 그리고 남쪽으로 2~3km 걸어서 대동강 변까지 산책했다. 대동강 변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새벽에 강변에서 낚시를 하고 계셨다. 또 노인 분들은 둥그렇게 서서 아침 체조를 하시고, 젊은 분들은 강변에서 배드민턴을 하시고 있었고 자전거로 줄지어서 출근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말을 걸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대화에 응했다."

물론 단편적인 사례지만 과거에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다.

강변에 줄지어서 들어선 고층 살림집(아파트)의 층수를 세어보니 40~50층 정도 돼 보이더라고 했다.

거기에 '과학중시' '인재 중시' '과학기술 혁명’ 등의 구호가 나붙어 있었고 '미제국주의 타도'라는 혁명구호가 나붙었던 시내 입간판 자리에는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로 구호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시내 곳곳에 선전판이 서 있었고 이런저런 부분마다 사상이나 이념이나 이런 것을 강조하기보다 모든 초점이 경제발전에 맞춰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19일 밤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펼쳐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내용 중 '핵무기 없는 한반도, 핵 위협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나가기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합의 했습니다. 새로운 미래를 향해 갑시다'라는 대목에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는 것을 보고 '북한이 확실하게 기수를 돌렸구나'하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지난 19일 밤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펼쳐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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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이어 "제가 똑같은 장소에서 2005년 아리랑 축전을 관람했을 때 총검술, 격투기, 핵무기, 미제국주의 타도 등이 난무했던 그런 적개심과 호전적인 것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북한의 변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번에 방문한 평양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변화'라고 말했다. 평양 시내가 옛날에 비해 변화와 함께 활력이 넘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아침 KBS1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에 나와 방북 소감을 질문에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변화라고 얘기할 수 있다"며 "거리마다 과학기술을 굉장히 중시하는 슬로건들이 쭉 부착이 되어 있었고 13년 만에 이번에 평양을 다녀왔는데 평양 시내가 이전에 비해서 정말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예전에 혁명과 군사국가 이미지에서 지금은 경제국가 이미지로 완전히 바뀌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전과 달리 반미 정치적 구호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서 예전에 갔을 때는 미국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미제국주의에 대한 이런 정치적 슬로건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을 하나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밤 평양 대동강 변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펼쳐진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 후 연설이 끝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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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번 방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5.1경기장의 대통령 연설과 백두산 방문이었다며 북한의 변화에 대해 "전쟁 대결이 아닌 경제발전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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