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58돌... "아, 4.19... 연련히 꿈도 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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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58돌... "아, 4.19... 연련히 꿈도 설워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4.19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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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리 폭정에 견딜 수 없어, 아 자유여 만세!"... 죽어서 영원히 사는 사람들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간 젊음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련히 꿈도 설워라 물이드는 이 산하"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젠 우리 폭정에 견딜 수 없어/ 자유의 그리움으로 분노를 뱉는다/ 아, 총탄에 뚫린 4월 그 가슴 위로/ 넋이 되어 허공에 출렁이는 아 자유여 만세" (서울대 메아리, '4월 그 가슴 위로' 중에서)

58년 전 4월의 그날-한여름처럼 양광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광화문 세종로 종로 일대를 노도와 같이 휩쓸던 젊은 함성들.

4.19혁명은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의 불의에 항거해 압제의 사슬을 끊고 분노의 불길을 터뜨린 민족사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민주주의 횃불이다.

연면히 이어져 온 4월혁명 정신은 87년 6월항쟁으로 2016~2017년 촛불항쟁으로 이어졌다.

'피의 화요일'로 불리던 그날의 함성으로 우리는 단번에 절망의 질곡에서 희망의 기슭으로 올라섰지만 새벽을 틈타 위수지역을 이탈, 한강을 건넌 박정희의 군사쿠데타에 의해 다시 좌절해야 했다.

실패한 혁명이 다음에 결과할 반동의 역사를 한 치만 내다보았던들 4월혁명은 그때 그처럼 그렇게 속절없이 좌절하지는 않았을 것을-.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간 젊음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련히 꿈도 설워라 물이드는 이 산하" (이영도의 '진달래')

해마다 4월이 오면 접동새 울고 진달래피는 그 언덕으로 4월영령들의 무덤 앞에는 참배객들이 줄을 잇는다.

오전 10시부터 서울 우이동 4.19혁명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8돌 4.19혁명 기념식에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정치권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안개비에 자욱이 젖은 4.19민주묘역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 시인 박목월은 그의 시 '죽어서 영원히 사는 분들을 위하여'에서 4월영령들을 "죽어서 영원히 하는 사람들"이라고 추모했다.
ⓒ 데일리중앙

1960년 4월 19일 서울 신설동 네거리에서 시위를 하다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쓰러진 곽아무개(당시 19세)씨의 유족은 "경찰의 무차별 사격으로 젊은 주검들이 아스팔트 위에 꽃잎처럼 나뒹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65명의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서울 수유리 4.19민주묘역에는 먼저 가신 임들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듯 안개비가 흩뿌려져 묘역 주변이 촉촉하게 젖었다.

시인 박목월은 언젠가 4월영령들을 "죽어서 영원히 사는 사람들"이라고 추도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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