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건부 사퇴 발표... "중재파 함께한다면 통합 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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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조건부 사퇴 발표... "중재파 함께한다면 통합 후 사퇴"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1.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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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파 "통합하면 당도 대표직도 없어지는데 사퇴가 무슨 의미 있나"... 민평당 "안철수 식 꼼수"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당내 중재파가) 함께 해준다면 창당되는 2월 13일 통합을 완결시키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조건부 대표직 사퇴 뜻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29일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위 제1차 확대회의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대표(왼쪽부터).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조건부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중재파 의원들이) 함께 해주신다면 신당이 창당되는 날인 2월 13일에 통합을 완결시키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중재파에 대해 "그 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국민이 선택한 다당제를 지켜내는 수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그분들께서 제가 통합과정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채우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중도개혁정당을 우뚝 세워내고 서민과 중산층이 정치의 중심에 서는 '국민 정치시대'를 열어주시는 길에 함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 사퇴가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통합을 위한 것이라면 기꺼이 그 선택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총선 직후 박근혜정부가 리베이트 조작사건으로 국민의당을 탄압할 때 제가 당을 살리기 위해 책임지고 뒤로 물러나 있었던 경우와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직위와 관계없이 신당의 성공을 위해 전면에 나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전면에 나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평소 그가 말하던 백의종군과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당장 중재파 의원들의 반응이 냉담하다.

그동안 분당을 막기 위해 중재에 적극 나섰던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안 대표의 2월 13일 대표직 사퇴 입장에 대해 "2월 13일은 통합 전당대회 아닌가"라며 "통합을 결의해버리면 국민의당은 소멸되고 대표직도 소멸되는데 사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안 대표의 입장에 대해 마땅찮은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중재파의) 최종 입장은 만나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중재파 의원들도 싸늘하게 반응했다. 안 대표가 '중재파가 함께한다면 사퇴하겠다'고 조건을 달아 사퇴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중재파가 함께하지 않겠다면 어쩌겠다는 것이냐"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안철수 대표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민주평화당은 "안철수 대표의 13일 사퇴는 안철수 식 꼼수"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안철수 대표의 사퇴는 중재파 유인책으로 민주평화당 창당 때까지 어떻게든 중재파를 붙잡아 두겠다는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며 "카드 돌려막기는 들어봤지만 공동대표 돌려막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비꼬아 비판했다.

안 대표의 백의종군과 사퇴를 반대해온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안 대표의 13일 사퇴 입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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