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 후보들의 토론평과 전망
상태바
[칼럼] 대통령 후보들의 토론평과 전망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7.04.26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익(정치칼럼니스트)
▲ 지난 25일 밤 진행된 대선 후보 초청 JTBC 토론 모습. 이날 토론에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위 오른쪽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가 참석했다.
ⓒ 데일리중앙

TV토론에 등장한 대통령후보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국민들이 피상적으로 느끼던 대통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했던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이 짐작하던 대로 맞았다면 그동안 대통령후보들을 정확하게 본 것일 것이고 토론에서 보여준 모습과 피상적으로 느끼던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했던 분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느꼈을 것이다.

기호 1번 문재인 후보는 매우 노련하게 대처한 것으로 평가한다. 진실 여부를 떠나 답변을 할 때는 마치 손아래 사람을 대하듯 필요에 따라 잘 대처했다고 보인다. 그의 말에는 답답함도 있고 경직된 면도 보이고 고압적인 면도 보인다. 또 억울해하는 모습도 연출한다. 또 경멸하는 듯한 모습과 한심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지지자들에게는 매우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는 토론을 잘 하는 후보는 아니지만 토론을 잘 이용하는 후보로 보여 진다.

기호 2번 홍준표 후보는 말은 어눌하고 논리가 부족한 듯이 보이지만 확신에 찬 발언이 보수층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게 한다. 급한 성질을 참는 듯한 모습이 역력하게 보인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지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자세로 보인다. 자신의 주장은 망설임 없이 단호하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과오와 자유한국당의 잘못을 등치시키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의 토론의 자세가 보수성향의 국민들에 대한 메시지로는 적절해 보인다.

기호 3번 안철수 후보는 외모적으로 보아도 모범생의 모습이다. 그는 감정표현에 좀 서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네거티브 논쟁에서도 경직된 표정으로 상대후보를 몰아쳤으나 효과적이지 못했고 상대의 반응도 끌어내지 못했다. 안철수의 진정성이 토론에서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장점이 많은 후보임에도 그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진실함과 깨끗함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면 안철수 후보가 적임이라고 보지만 대통령의 자격에는 그런 점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는다.

기호 4번 유승민 후보는 토론의 자질로 봐서는 최고로 보인다. 그러나 사방의 적들을 상대해야 하는 고독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지지층이 확실치 않다보니 토론의 중심을 잡기에 부족함이 보인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가 보수를 대표할 수 없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고 득표의 확장성도 없어 보인다. 출마 후의 후폭풍을 계산해 본다면 바른정당의 존립도 장담할 수 없을지 모른다. 보수후보 단일화의 압박이 거세질 것 같다.

기호 5번 심상정 후보는 후보들 틈에서 자신의 존재를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가졌다. 어차피 대통령이 될 수 없으니 정의당의 색깔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 잘 먹혀들어가는 듯 보인다. 후보들 간의 난타전을 교묘하게 잘 이용하기도 하고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은 유용해 보인다. 보수 후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방을 바라보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심상정 후보가 국회의원으로서는 매우 필요한 사람이지만 아직까지 대통령을 바라보기에는 정당의 힘이 약해 보인다.

이상 5명의 대통령후보를 보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조명하기에는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 분들 중에 대통령이 나올 것이고 여론조사 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장담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문재인이 되든 안철수가 되든 우리정치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고 통치권도 무소불위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홍준표 후보나 유승민후보는 야당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야당이 더 힘이 있을 것이니 대통령이 안 된다고 낙담할 필요가 없다.

야당이 힘이 있고 야당 몫을 잘 해나가면 더 보람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잘 못하면 호통치고 힘자랑 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또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으니 여유롭게 야당생활을 할 수도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를 지금까지 경험해 보았으니 전략도 잘 세울 수 있을 것이고 지난 정권에서 정부여당 옹호하느라고 힘들었을 텐데 그럴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홀가분할까.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