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기문과 대통령 되기 위한 기본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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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기문과 대통령 되기 위한 기본 조건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7.01.14 17: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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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 (사진=연합뉴스TV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대통령후보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시중에 넘치고 있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이고 자유선택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행정부 이외에도 입법부와 사법부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력이다. 이런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검증이라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 소소한 개인 신상의 검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느냐하는 문제라고 본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권력은 돈과 명예와 함께 3대 로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묻는 것은 이 셋 중에서 어느 것을 추구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은 애초부터 함께 가질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돈을 추구하는 사람은 직장생활을 하든 기업을 일구든지 하여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연구해야 할 것이고 명예를 갖고 싶은 사람은 학문에 힘쓰든지 연구를 하든지 국가의 공무원이 되든지 현장에서 최고의 기술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하는 것이고 권력을 갖고 싶은 사람은 정치를 하든지 입법 사법 행정의 부문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 날의 권력은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권력도 막강하니까 권력의 범주에 넣을 만도 하다.

대통령 후보자는 돈과 명예를 가졌던 사람들이 최후에 권력을 갖겠다고 시도하는 자리가 아니다. 돈과 명예를 가진 사람이 권력을 잡아보겠다고 해서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보통사람의 경우는 약간의 필요한 돈이 있고 작은 명예가 있고 또 사회의 작은 부문에서 권력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은 돈과 명예가 있는 사람에게는 결코 주어지지 않는 자리다. 또 권력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도 국가권력은 가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사람은 권력의지가 오래전부터 있어야 하고 국가최고 권력을 잡기 위한 과정이 있어야 한다. 물론 돈과 명예는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어야 한다. 쿠데타로 집권한 대통령을 제외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고 대통령이 된 경우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등이 있다. 현재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중에는 남경필, 이재오, 김문수, 원희룡, 손학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등이 이런 조건에 부합할 수도 있겠다. 반기문, 안철수는 이런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과거에 정주영회장의 실패한 대권도전과 정몽준 의원의 대통령 출마 시도등이 무산된 것을 보면 돈과 권력이 등치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명예를 지키는 것이 정치적 상처를 사전에 막는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명예를 지키고 사는 것이 본인의 인생을 보람 있게 하는 길임에도 정치권력을 잡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험난하고 피곤한 길이고 결국은 후회를 남기게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가 특이한 경우인데 기업가 이후에 국회의원이 되고 서울시장이 된 이력이 있어 기업인 이미지가 상쇄되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두루 가졌던 마지막 정치권력자로 기록될 것이다.

정치권력을 잡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그 과정이 선거를 통해서 국민들과 함께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정치수업은 기초의회부터 착실히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으로 몇 선을 거쳐서 국민의 대표권을 갖고 최고의 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권력을 지향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하며 사적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부와 명예를 갖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이익의 범주지만 권력을 갖는 것은 공적이익의 범주에 속해야 한다. 권력을 사적이익에 쓰면 불행한 결과가 온다는 것을 우리는 잘 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권력에 기왕 발을 들여 놓은 지 시간이 많이 흘러서 스스로 발을 뺄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출발이 찰 못된 것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국민의 지지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여권에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권력의지가 없어 보이고 정치권력에 접근해 본적이 없으므로 대통령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통령은 우리사회에서 좌파나 우파를 대변하고 그들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겠다고 하면 오산이다. 이념적인 대립을 지양하고 온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편파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절대 되어서는 안 된다.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 사람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나라와 국민을 잘 못 이끌어 갈 것이므로 대통령으로 선택하면 불행이 될 것이다. 지금 여당은 여론조사를 보면 후보감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는 문재인 전 대표는 앞서 말한 편협한 이미지를 뜯어 고치든지 대통령 후보직을 물러나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 볼 도리밖에.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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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맹이 2017-01-14 17:21:23
문재인이 되면 이제까지의 수구 잔당들과 그에 빌붙은 언론, 권력층들이 이로울 이유가 없으니 계속 깎아내리는 것이다. 노빠라고 비난하는데, 그럼 그 길이 불리하다고 의리까지 버리는 반씨처럼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요즘같이 유리한 줄에 서려고 눈치만 보고, 어제의 동료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중간보수 중간 진보들은 친박이나 친노만도 못한 박쥐와 같다고 생각한다. 난 오히려 문재인의 뚝심과 의리에 믿음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