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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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 전망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12.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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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국회 탄핵안 표결이 히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일제히 의원총회 등을 열어 찬반 결집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 데일리중앙

9일이면 국회에서 탄핵에 대한 표결을 하게 된다. 야3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이 국회에서 표결로 처리될 것이다. 대통령은 4월말 퇴진과 6월 대선을 국회에 제안했지만 야당은 거부하고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의 임기를 빠른 시일 내에 마치게 할 작정이다. 제적의원 200인 이상의 탄핵안 찬성으로 가결되게 되어 있어서 야당도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탄핵안에 대한 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단순하게 국민들의 여론에 따라서 탄핵안이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촛불민심이나 여론조사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대통령 탄핵은 가결되어야 마땅하다. 한 때 야당은 국회로 넘어 온 국무총리 임명권한을 포기했다. 대통령이 국회의 권위에 굴복한 것처럼 보였던 국무총리 임명 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줄기차게 하야를 요구하다가 여의치 않음을 알고 탄핵으로 돌아섰다. 또 야당은 국정혼란을 막자는 취지에 동감하여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더니 대통령이 4월말 사퇴와 6월 대선을 피력하자 또 말을 바꾸었다.

국회는 대통령에 대한 특검발의로 주도권을 쥐고 대통령을 흔드는 데는 성공한 듯 보인다. 최순실 특검도 진행되면서 대통령과 청와대를 여, 야 구분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며칠 사이에 야당은 보여주기 식의 강공이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 이틀 후로 다가온 대통령 탄핵에 대하여 심한 압박감을 느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민주당은 일사분란한 탄핵 찬성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 제일 이익이 큰 정당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 후보가 정해진 듯한 분위기에서 탄핵 가결 후 몇 달만 기다리면 대권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새누리당은 비박계가 일사분란하게 투표에 참여한다면 대통령 탄핵이 쉽게 되겠지만 속은 타들어 갈 것이다. 새누리당을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당원과 보수층의 눈총을 받아야 할 것이고 이들이 차기 총선에서 대통령을 잡아먹은 부역자들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역자라는 말은 민주당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싸잡아 조롱하고 비난한 말이다. 그러니 탄핵에 찬성해도 부역자라는 딱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는 새누리당의 당원과 보수층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정권재창출을 포기하고 민주당 대통령 당선에 부역했다는 오명은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 탄핵가결은 친박과 비박을 떠나 반기문 후보추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반기문을 끌어들일 시간도 없이 야당에 대권을 물려줘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국민의당의 내부도 일사분란 할 것 같지 않다. 권력구조개편을 바라는 의원들은 개헌논의도 해보지도 못하고 민주당 대통령 당선을 쳐다보게 되는 것은 속이 쓰리는 일이다. 겉으로는 국민의 여망에 따르고 싶겠지만 소수당의 한계와 안철수 후보로는 짧은 시간에 대세를 뒤집기 쉽지 않다. 민주당과의 야권단일화는 이미 결과가 보이는 것이라 선뜻 응할 수도 없는 일이다. 정치판을 바꾸고 싶어 하는 원외의 대권 잠룡군들은 탄핵과 대선으로 숨 가쁘게 이어지는 정국상황을 바라지 않을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래서 탄핵이 부결된다 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탄핵이 부결되고 다시 야당은 질서 있는 대통령의 퇴진을 받아 들여서 6월 대선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탄핵부결 후 대통령의 4월 퇴진과 그 사이에 헌법 개정 후의 권력구조 개편이 진행 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없다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를 단축하고 새 헌법에 의해 대통령과 총리를 선출하면 된다.

모레 국회에서 좌고우면없이 투표를 하는 의원과 투표장에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의원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과 입지도 생각해야하고 국민여론도 무시할 수 없고 차기대권의 향방도 걸려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머리가 복잡한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새누리당 소속의 의원들은 기권하는 일이 없이 당당하게 표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어 울부짖는 열린우리당 소속의 의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탄핵안이 부결이 되었을 때도 울부짖는 의원들이 나올 수도 있겠다. 반면에 상기되고 겁먹은 의원들의 모습도 떠오르고···.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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