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기국회 앞두고 추경안 강경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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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기국회 앞두고 추경안 강경 대치
  • 주영은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6.08.3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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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채상환·개성공단 예산 쟁점... 서별관회의·백남기 청문회도 줄줄이 파행
▲ 여야가 정기국회 개막을 앞두고 정부가 제출한 11조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에 발목이 잡혀 강경 대치하고 있다. 추경안 처리가 무산되면 서별관회의 청문회, 정기국회 등 다른 국회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주영은 기자·김주미 기자] 여야가 정기국회 개막을 앞두고 추경안에 발목잡혀 또 대치하고 있다.

애초 여야는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예결위의 추경안 심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예결위는 전날 추경안조정소위를 열어 이날 새벽까지 막판 쟁점이었던 지방교육채 상환예산 문제를 놓고 밤샘 협상을 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는 전날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누리과정 예산 부담으로 급증한 지방채무 상환을 위한 예산 6000억원을 증액하는 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새누리당이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야당은 추경안에서 지방교육채 상환예산 외에도 △초중고 우레탄 트랙 교체 사업(776억원) △도서지역 통합관사 신규 건설 예산(1257억원)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예산(700억원)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우레탄 트랙 교체에 대해서는 양보 의사를 보였으나 지방채무 상환 예산은 국가재정법에 근거 조항이 없다며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각당의 의원총회에서도 강경 목소리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을 '반칙왕'에 빗대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앞으로 이런 반칙왕 야당을 상대로 어떻게 국회운영을 해나가야 할지 걱정이다. 야당이 어제 예결위에서 교육시설자금 명목으로 지방교육채 상환에 쓰이는 예비비 30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여기에 개성공단 밀린 월급을 주는데 쓰이는 예비비 700억원 증액을 요구하면서 또 추경 발목을 잡고 있다. 기존 추경안과 전혀 관계없는 새로운 조건을 걸고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보인 야당의 이번 행태는 폭거라고 지적했다. 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액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예결위는 개별 상임위의 이런 상황들을 걸러낼 분명한 법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헌법상 예산 증액을 하려면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절대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적반하장이라는 투로 얘기했다.

우 원내대표는 "구조조정 때문에 시작된 추경이지만 내용을 보면 보잘 것 없는 부실 추경 예산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발목 잡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협조하려했으나 민생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부실 대기업에만 관심 있다는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지금 초등학교에는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된 우레탄 트랙이 깔려 있어 펜스를 치고 아이들이 운동장을 못 쓰고 있다. 빨리 걷어내고 자연친화적인 마사토 트랙이라도 깔아야 하지 않겠냐"라며 "아이들을 위해 그런 예산을 확보하자는데 부실한 대기업은 수조원씩 지원하면서 고작 몇 천억원의 민생 추경 예산은 넣지 못하겠다는 태도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예산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혀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추경안 처리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조선해운구조조정청문회, 백남기 청문회 등의 약속도 파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회 파행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9월 1일 개막하는 올 정기국회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여야는 막판 협상을 계속하고 있어 극적인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소속 국회의원들을 국회를 떠나지 않도록 비상 대기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주영은 기자·김주미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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