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세월호 농성장 찾아 눈물로 단식중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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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세월호 농성장 찾아 눈물로 단식중단 호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8.29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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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믿고 맡겨주면 반드시 풀어내겠다"... 유경근 "며칠만 더 기다려보겠다"
"특별법 개정, 특검 의결, 세월호 선체 조사 보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민의 명령을 즉시 이행하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취임 후 첫 민생현장으로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가족협의회 농성장을 찾았다.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지난 17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 특조위 활동 보장과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요구
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별법 개정, 특검 의결, 세월호 선체 조사 보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민의 명령을 즉시 이행하라!"

29일 오후 4시27분, 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세월호 분향소에 들러 분향하고 묵념을 올렸다.

그리고 바로 옆 농성장으로 자리를 옮겨 세월호가족협의회 농성단을 격려하며 농성을 풀어 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추 대표는 "분향소에서 2열 왼쪽 가운데 있는 얼굴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지금 아버님(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께서 목걸이에 예은이 얼굴을 걸고 계신다. 오늘로 단식 13일이 지나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가슴 미어진다"며 훌쩍였다.

추 대표는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 아이들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오죽하면 부모님들이 곡기를 끊고 애끓는 아픔을 갖고 이 무대 위에 직접 나섰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송구하다"면서 "그러나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며 단식을 당장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원내 대책에 머물렀던 세월호 대책위를 최고위원 한 분을 정해서 당대표 지휘 아래 당 대책위로 옮길 것을 약속했다.

추 대표는 "야3당이 공조해서 이 문제를 풀자고 조금 전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3당이 잘 공조해서 국회에서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예은 아버님은 단식을 멈춰주시고 저희를 믿고 함께 좀 풀어나갈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예은이도 아빠가 이렇게 몸 상하는 것을 하늘에서 원하진 않을 것이다. 저희를 믿고 맡겨 주시면 같이 풀어내겠다"며 거듭 단식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제1야당에 대한, 특히 추미애 대표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요구했던 당 차원 TF(대책위) 구성을 받아준 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할 지 모호하다"며 며칠 간 답을 기다리며 단식농성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더민주 새 지도부가 국회 안에서 세월호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돌파해낼 지 의견 교환이 더 필요하다"면서 "더민주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앞으로 며칠 간 여기에서 답을 확인하고 홀가분하게 일어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9월 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 안에 세월호 특조위가 살아나야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추 대표를 재촉했다.  

이석태 세월호특조위 위원장도 추미애 대표에게 거는 기대다 크다면서 9월까지 세월호 문제를 풀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선체조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9월까지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특조위는 사실상 없어질 것"이라며 "대표께서 단식 중단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하면 단식을 멈추게 할 수 있을지 잘 고민해달라"고 했다.

"알았다. 꼭 그렇게 하겠다. 안심하라"면서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세월호 가족들은 또 9월 1~2일 예정된 세월호특조위 청문회가 국회 안에서 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더민주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에 추미애 대표는 "사실 자식을 놓친 부모의 입장에서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는 심정 충분히 이해된다. 정부가 안 하면 국회가 해야 하는 일이다. 더 이상 희생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추 대표는 "민생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여기 계신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의 간절한 마음을 사회가 책임지고 국회가 떠안아야 한다. 저희가 해낼테니 제발 단식을 풀어달라. 이것은 국민의 요구다"라며 거듭 단식 중단을 간청했다.

추 대표는 또 세월호특조위 청문회가 국회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추미애 대표를 믿는다. 그 믿음을 갖고 며칠만 더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확실한 해법을 제시해달라는 것이다.

또다른 세월호가족협의회 회원(희생자 아이의 엄마)은 "저희가 뭐 해야 할지 알려줬고 추미애 대표께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단식 중단 요구만 하지 말고 단식을 접을 수 있도록 행동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엄마는 "두 번 배신당하고 싶지 않다. 배신당한다는 마음 안 들도록 행동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추미애 대표는 손을 잡으며 "믿어달라.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 29일 취임 후 첫 민생행보로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찾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월호가족협의회와 간담회를 마친 뒤 유가족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포옹하며 그들을 위로했다.
ⓒ 데일리중앙

추 대표는 세월호가족협의회 가족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포옹하며 격려한 뒤 자리를 떴다.

추미애 대표와 더민주 지도부는 이날 오후 4시27분부터 5시 12분까지 45분 간 현장에 머물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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